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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는 비어 있었지만, 기도는 끝나지 않았다
오늘의 예화

[오늘의 예화] 접시는 비어 있었지만, 기도는 끝나지 않았다 · 2026년 9월 9일

By goodinktoday
9월 9, 2026

저는 ‘기도의 사람’이라는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이 사람이 떠오릅니다. 19세기 영국 브리스톨, 조지 뮬러라는 목사님이 있었습니다. 그는 평생 고아원을 운영하면서 단 한 번도 사람에게 후원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내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직 기도로만 필요를 아뢰었다는 이 원칙이 처음엔 저에게도 순진한 이상주의처럼 들렸습니다. 그런데 그의 삶에 실제로 기록된 어느 아침의 일화를 알게 된 뒤로는, 그 말을 더 이상 가볍게 넘길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애쉴리 다운에 세워진 고아원에는 한때 수백 명의 아이들이 함께 지내고 있었습니다. 매일 아침, 매일 저녁 그 많은 입을 먹여야 했습니다. 그런데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어느 날 아침 식료품 창고가 완전히 비어 있었습니다. 밀가루도, 우유도, 빵 한 조각도 없었습니다. 조리를 맡은 이가 다급하게 뮬러에게 달려와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시계는 이미 아이들이 식탁에 앉을 시간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아이들을 조금 늦게 앉히고 어떻게든 이웃집 문을 두드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뮬러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아이들을 평소와 다름없이 식탁에 앉혔습니다. 빈 접시와 빈 컵이 가지런히 놓인 그 식탁 앞에서, 그는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 오늘 아침 먹을 것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아무것도 도착하지 않은 식탁 앞에서, 이미 받은 것처럼 감사하는 그 기도를 아이들은 눈을 감은 채 조용히 듣고 있었습니다.

접시는 비어 있었지만, 기도는 끝나지 않았다

기도가 끝나자마자, 정말 거짓말처럼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동네 빵집 주인이었습니다. 그는 간밤에 도무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유 없이 마음이 무거워서 자정이 넘은 시각에 일어나 빵을 굽기 시작했고, 다 구운 빵을 보며 문득 고아원 아이들 생각이 나서 새벽길을 걸어 가져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빵집 주인이 채 돌아서기도 전에, 이번에는 우유를 실은 마차가 고아원 담벼락 앞에서 바퀴가 부러져 멈춰 섰습니다. 마부는 이 많은 우유를 상하기 전에 어디든 처분해야 한다며, 근처에 있던 고아원에 통째로 나눠주고 갔다고 합니다.

그날 아침 아이들은 따뜻한 빵과 신선한 우유로 배를 채웠습니다. 뮬러는 이 일을 특별히 자랑하듯 떠벌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자신의 일지에 담담히 적어두었을 뿐입니다. 그는 이후로도 수십 년간 이런 방식으로 수만 명의 고아를 길러냈고, 세상을 떠날 때까지 단 한 통의 후원 요청서도 쓰지 않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

저는 이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사실 조금 부끄러워집니다. 저라면 그 빈 창고 앞에서 기도보다 먼저 전화기부터 들었을 것 같아서요. 무언가 안 될 것 같으면 바로 대안을 찾고, 아쉬운 소리를 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 드는 게 제 오랜 습관이었습니다. 그런데 뮬러의 기도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도가 아니라, 이미 응답하시는 분을 신뢰하는 기도였던 것 같습니다. 그 차이가 참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빵집 주인의 뒤척임과 우유 마차의 부러진 바퀴, 이 두 개의 우연이 같은 새벽 같은 대문 앞에서 만난 것을 그저 우연이라 부르기엔 너무 절묘하지 않나요. 오늘 우리 앞에 놓인 빈 접시가 있다면, 저는 그 앞에서 먼저 손을 모으는 쪽을 택하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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